Page 73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P. 73
차식변시방此食遍十方 일체귀신공一切鬼神供
여등귀신중汝等鬼神衆 아금시여공我今施汝供
귀신의 무리여, 내 이제 그대들에게 공양을 베푸나니
이 음식이 시방에 두루 미쳐 모든 귀신이 공양받을지어다.
수십 명이 발우공양을 한다 해도 일곱 알씩 모은 밥이 몇 숟가락에
불과한데, 어떻게 시방의 일체 귀신들에게 먹일 수 있을까. 게송을 염송
할 때 스님들은 두 손으로 감로인甘露印을 취하고, 이어 ‘옴 시리시리 사
바하’라는 진언을 세 차례 외운다. 눈에 보이는 음식은 비록 적어도, 수
행자의 원력과 변공變供 다라니로써 초월적 세계에 적합한 양과 질로 바
꾸면 한량없는 중생이 다 먹을 수 있는 가피가 일어나는 것이다.
노스님들은 직접 대나무를 깎아서 생반 더는 숟가락을 만들어 ‘여등
대·생반대’라 불렀다. 지금은 생반대生飯臺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지만,
예전엔 여등대가 더 보편적이었다고 한다. 여등대汝等臺란 생반게의 첫머
사진 1. 운문사 발우공양에서 덜어놓은 생반. 사진 2. 통도사 발우공양에서 쓰는
수저와 생반대.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