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2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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떤 마음도 없다.이 마음은 허공같이 밝고 깨끗하여 어떤 모습도
하고 있지 않다.그러므로 마음을 일으켜 생각을 움직이면 법의
몸[法體]과 어긋나는 동시에 모양에 집착하게 된다.비롯 없는
옛날로부터 모양에 집착한 부처란 없다.또한 6도만행을 닦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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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가 되고자 한다면 곧 차제(次第)를 두는 것이니,차제 있는
부처란 본래로 없다.
한마음 깨치면 다시 더 작은 법도 얻을 것이 없으니,이것이야
말로 참된 부처이다.부처와 중생은 한마음으로 다름없음이 허공
과 같아서,그것에는 잡됨도 무너짐도 없고,온누리를 비추는 햇
살과도 같다.해가 떠올라 온 천하가 두루 밝아질 때라도 허공은
한번도 밝은 적이 없으며,해가 져서 어둠이 온 천하를 덮을지라
도 허공은 어두웠던 적이 없다.이렇게 밝고 어두운 경계가 서로
번갈아 바뀐다 해도 허공의 성품은 툭 트이어 변하지 않는 것이
니,부처와 중생의 마음도 꼭 이와 같다.만약 부처를 관(觀)하면
서 깨끗하고 밝으며 속박을 벗어났으리라는 생각을 떠올린다든
가,중생은 때묻고 어두우며 생사의 고통이 있으리라는 관념을
버리지 못한다고 해보자.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수많은 세월
이 지나더라도 깨닫지 못할 것인데,이는 모양에 집착하기 때문
에 그런 것이다.오직 이 한 마음일 뿐,거기에 티끌만큼의 어떤
법도 있을 수 없으니,이 마음 그대로가 곧 부처다.그런데 지금
도를 배우는 이들은 이 마음 바탕을 깨닫지 못하고 문득 마음에
서 마음을 내고 밖에서 부처를 구하며 모양에 집착하여 수행을
하고 있으니,모두가 악법이지 깨닫는 도가 아니다.”
師謂休曰 諸佛與一切衆生이 唯是一心이오 更無別法이니라 此心이
無始已來로 不曾生不曾滅하며 不靑不黃하며 無形無相하며 不屬有無
*11차제(次第):삼현(三賢)․십성(十聖)의 지위 절차를 밟아 성불한다는 점수(漸修)의 문
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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