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9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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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내려치고 말했습니다.
“조계를 한 차례 만난 뒤로는 나고 죽음과 상관없음을 분명히
알았노라!”
선사가 고향으로 돌아오자 그의 소문은 먼저 퍼져서 모두들 그
를 ‘부사의(不思議)한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로부터 그의 가(歌)․항(行)․게(偈)․송(頌)은 모두가 그의 누
나가 수집한 것입니다.
영가스님은 선천(先天)2년(서기 713)10월 17일에 입적하시니
세수 39세였으며,시호(諡號)는 무상대사(無相大師),탑호(塔號)는
정광(淨光)이라 하였습니다.그 해에 육조스님께서도 돌아가시니 세
수 76세였습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흔히 어떤 사람들은 이 법담(法談)을
평하기를,영가스님이 육조스님보다 나은 듯하고 육조스님이 말에
몰리는 것 같다고 합니다.그래서 영가스님이 육조스님보다 수승한
사람이 아니냐고까지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그러나 그렇게 평을
하면 영가스님을 잘못 본 사람입니다.영가스님 자신이 증도가(證
道歌) 안에서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스스로 조계의 길을 깨친 뒤로 나고 죽음과 상관없음을 분명히
알았다.”
고 하여,조계산에 있는 육조스님을 찾아와서 근본을 확철히 깨쳤
다고 자기 스스로 말하고 있습니다.
고인(古人)들은 영가스님이 깨친 대목을 두고 말하기를 앞의 법
담에서,
“어찌하여 남이 없음을 체험해 얻어서 빠름이 없는 도리를 요달
하지 못하는가?”
하는 말끝에서 깨쳤다고 봅니다.
영가스님이 자기 스스로 조계의 길을 확실히 깨치고 난 뒤에는
나고 죽음에 자재하다고 말씀하였으며,자기가 평생 동안 연구했던
천태종을 버리고 육조스님의 조계 선종의 입장에서 법문하였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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