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1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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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있는 것을 말합니다.그러므로 얼음을 녹여 물로 쓰고 있지는
못하듯이 중생이 본래 부처인 줄은 분명히 알았지만 번뇌망상이 아
직 그대로 남아 있어서 중생 그대로인 것,그것을 해오(解悟)라고
말합니다.
‘증오(證悟)’란 얼음을 완전히 녹여서 물로 쓸 수 있을 뿐만 아
니라 물 자체도 볼 수 없는 경계,따라서 중생의 번뇌망상이 다 끊
어져서 제팔 아뢰야 근본무명까지 끊어진 구경각을 말하니 곧 실지
로 성불한 것,견성한 것을 증오(證悟)라 하고 간단히 줄여서 증
(證)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가(敎家)에서든지 선가(禪家)에서든지 증(證)이라 하면
근본적으로 체달한 구경각(究竟覺)을 말하는 것이지 그 중간에서
뭘 좀 아는 걸 가지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공통된 사실입니다.
그러면 어째서 이 노래에 ‘증(證)’자를 붙였냐 하면,선종에서 깨
쳤다고 하는 것은 언제든지 ‘증오(證悟)’를 근본적으로 삼았지 ‘해
오(解悟)’로서는 근본으로 삼지 않았다는 것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선가에서 깨쳤다고 하는 것,마음으로써 마음에 전한
다는 것은 ‘증오(證悟)’이지 ‘해오(解悟)’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보조(普照)스님도 처음에는 선가에서 전한 법을 ‘해오(解悟)’라고
잘못 보았다가 나중에 간화결의론(看話決疑論)이라든가 원돈성
불론(圓頓成佛論) 같은 데서는 선이란 ‘증오(證悟)’이지 ‘해오(解
悟)’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혔습니다.그와 마찬가지로 선가에
서의 근본 표본은 ‘해오(解悟)’가 아닌 구경각이며,선가에서의 깨
달음[悟]이란 구경적으로 체달한 것임을 표현하기 위해서 노래 이
름부터도 ‘증(證)’이라 하였지 ‘해(解)’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
야 합니다.
그러므로 선종에서는 언제든지 깨친 것을 ‘돈오(頓悟)’라 하는데,
“돈(頓)이란 망념을 순식간에 없애는 것이요 오(悟)란 얻는 바가 없
음을 깨닫는 것이라”고 대주(大珠)선사는 설파하고 있습니다.
근본무명인 제팔 아뢰야는 무기무심(無記無心)의 마계(魔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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