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0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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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하였습니다.그런 만큼 육조스님께 와서 깨친 것이 없다고 하
              는 사람은 영가스님의 뜻을 모르는 사람이고 선종에서 깨친다고 하
              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사람입니다.그러면 영가스님의 행
              장(行狀)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살펴보고 증도가(證道歌)에 대해
              서 조금 이야기하겠습니다.
                영가스님이 육조스님을 찾아가서 확철히 깨치고,깨친 경지에 의
              지해서 증도가 를 지었는데,천태종이나 다른 교가의 사상과는 많
              이 다릅니다.그러므로 천태종에서는 교리적으로 볼 때 맞지 않는
              것이 많이 있다 하여 이것이 일종의 미친 견해이지 바른 견해는
              아니라고까지 혹평하고 있습니다.그렇지만 선종에서 볼 때는                       증
              도가 가 선종사상을 대표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으므로,그렇게 비
              난하는 사람들은 선종을 모르는 데서 하는 말이지 바른 길을 아는
              사람이면 그런 말을 하리라고는 절대로 생각되어지지 않습니다.그
              래서 선(禪)과 교(敎)의 관계가 증도가 에서 더욱더 완연히 드러나
              게 되는 것입니다.
                선(禪)에서는 ‘한번 뛰어넘어 여래지에 바로 들어간다[一超直入
              如來地]’고 많이 주장하는 데 대해서,교[敎]에서는 ‘점차로 닦아
              성불하는 것[漸修]’만을 근본으로 표방하므로 서로가 정반대의 입
              장에 서게 됩니다.그래서 그 당시 영가스님의 증도가 에 대해서
              천태종에서 가장 많이 공격했지만,그 공격도 일시적인 것이 되고
              말았으며,영가스님의 증도가 는 실제로 도 닦는 사람들에게 있어
              서는 만고의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증도가(證道歌)라 하였는데 ‘증(證)’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를 살펴봅시다.
                ‘증(證)’이란 구경(究竟)을 바로 체득함을 말합니다.
                깨달음[悟]에도 증오(證悟)와 해오(解悟)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해오(解悟)란 견해(見解)․지해(知解)를 말하는 것으로,알기는 분
              명히 알지만 실제 마음으로 체득하지는 못했다는 것입니다.예를
              들면 얼음이 본래 물인 줄은 알았지만 아직 녹지 않고 얼음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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