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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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房夜話 上 19


            가는 출입문이 있으며,배움을 통해서 깨닫습니다.그러나 선종
            만은 안으로는 사량분별을 용납하지 않고,밖으로도 배움과 점

            진적인 수행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옛날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조금도 부족하거나 모자람이 없
            이 탕탕합니다.마음속으로 비교하고 요리조리 따지면 벌써 잘

            못된 길에 빠지는 것입니다.이렇게 해서 설사 몸 전체로 깨닫
            는다 해도 도리어 어리석은 짓일 뿐입니다.이것이야말로 별전

            속에서 또 다른 별전을 찾는 격입니다.이것은 그림을 보고 좋
            은 말[馬]을 찾으려는 것과 같으니,어찌 선의 근본을 알겠습니
            까!그러니 선(禪)에 교외별전(敎外別傳)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그들이 놀라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3.영가(永嘉)스님의 선과 달마스님의 선은 동일합니까?




               객승이 또 질문하였다.
               “영가(永嘉:665~713)스님은 ‘마음을 성성적적(惺惺寂寂)하
            게 하는 것이 약이 되고,혼침에 머무르거나 망상에 어지럽혀지

            는 것은 병이 된다’라고 말씀했습니다.영가스님의 이 말씀은 달
            마스님이 전한 선(禪)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요?”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  영가집(永嘉集) 에서 10편(十篇)의 대지(大指)로써 밝힌,점
            수(漸修)하여 깨닫는다는 내용은,거의가 지관법문(止觀法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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