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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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房夜話 上 21



            배대하였고  능엄경(楞嚴經)에서는 18계(十八界)와 7대성(七大
            性)으로 25원통(二十五圓通)증득함을 설했습니다.이와 같은 것

            들이 어찌 이 두 경전에만 나왔겠습니까!다른 경전에도 무수히
            많습니다.그러나 경전에서 늘어놓은,닦아서 증득하는 방편[修
            證法門]을 다 섭렵했다 하더라도,달마스님이 전한 바로 가리키

            는 선[直指之禪]과는 전혀 다릅니다.왜냐하면 복잡하게 언어적
            인 이론을 늘어놓으면,교외별전(敎外別傳)이라 할 수 없기 때문

            입니다.”
               객승이 또 질문하였다.
               “그렇다면 달마스님의 선과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은 다른가

            요?”
               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우리가 부처님과 조사의 가르침에 대해서 같다는 생각도 할
            수 없거늘,어찌 다르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습니까!당신은 부
            처님의 가르침 중에서 ‘총지(總持)자체는 문자가 아니나,문자

            로써 총지를 밝혀낸다’라는 말을 듣지 못했습니까?이와 마찬가
            지로 총지 자체는 문자가 아니라는 점이 달마스님이 계합하고
            바로 가리키신 선[直指之禪]이며,반면에 문자를 이용하여 총지

            를 밝힌다는 입장이 여러 교종의 이론들인 것입니다.또한 달마
            스님의 가르침이 교종과 다른 이유가,특이한 것을 좋아하고 주

            관적인 자기집착에 빠진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산회상
            (靈山會上)에서 최후로 대가섭(大迦葉)에게만 유일하게 전해 주
            신 심법(心法)을 달마스님이 그대로 계승하셨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대가섭에게 유일하게 전해 주신 가르침은 물론 대가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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