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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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房夜話 上 41


            입니다.선문(禪門)도 군더더기에 불과한 말이며,정토도 또한
            헛된 이름에 불과합니다.이름이니 본체니 하는 견해도 없어지

            고,옳으니 그르니 하는 알음알이가 없어지면,장육금신(丈六金
            身)과 한 줄기 풀이 어떤 우열이 있겠으며,삼천대천 세계와 한
            점의 티끌에 어찌 크고 작은 차이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이것

            이야말로 한결같이 평등한 법문입니다.실로 참되고 온몸으로
            깨달아 들어가지 않는다면 어찌 해탈할 수가 있겠습니까?모름

            지기 참선을 하는 목적은 생사의 문제를 투철하게 해결하는 데
            에 있으며,또한 염불하여 정토에 왕생하기를 바라는 것도 오직
            생사문제를 확실히 해결하자는 데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성인

            들께서 중생을 교화하시는 방법은 수천 수만 가지이지만 목적은
            오직 한 가지,생사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입니다.그러니 생사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한 가지 방편으로 투철하게 들어가야 합니
            다.
               옛 사람이 말하기를,‘털끌만큼이라도 알음알이[思念]에 얽매

            인다면 3악도(三惡道)에 떨어집니다.조금이라도 알음알이가 일
            어나면 오랜 세월 동안 윤회에 빠집니다’라고 하였습니다.그런
            데 어찌 겸수(兼修)를 논할 수 있겠습니까?그러나 이와 같이

            수행하지 않고,참선이 이러니 정토가 저러니 말로만 하면 쓸데
            없이 생각만 복잡해지고 알음알이만 더더욱 일어납니다.그리하

            여 끝내는 생사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바로 그렇기 때문에
            차마 내가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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