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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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 되면 듣는 이는 모두 그 자리에서 죽는 것과도 같으며,큰
            불구덩이 속에 갓난아기가 들어가면 그대로 타죽는 것과도 같습

            니다.그러므로 영산(靈山)에서 말한 ‘별전(別傳)’이라는 것도 이
            를 전한 것이며,달마스님이 말한 ‘바로 가리키는 선[直指之禪]’
            도 이것을 두고 한 말입니다.

               남종(南宗)과 북종(北宗)이 분리되고 5가(五家)로 갈라진 뒤로
            부터,모든 선지식(善知識)들은 누구를 가릴 것 없이 부처님의

            별전(別傳)을 간직하고 달마스님이 그대로 지적한 도리[直指之
            道]를 지니려고 애를 썼습니다.마치 손님이 부르면 주인이 대
            답하듯,소를 받고 말을 내주듯 한 잠깐 사이에 거칠고 세밀한

            언사로 입에서 튀어나오는 대로 다양하게 드러내 주시니,귀를
            막을 틈을 주지 않는 번개와도 같았습니다.예를 들면 ‘뜰 앞의

            잣나무[庭前栢樹子]’,‘삼 세 근[麻三斤]’,‘똥 묻은 막대기[乾屎橛]’
            와 같은 공안(公案)은 사량분별로써는 조금도 알 수 없습니다.
            위와 같은 공안에 부딪치면 마치 뚫을 수 없는 은산철벽(銀山鐵

            壁)같습니다.오직 눈밝은 사람만이 언어나 문자가 끊어진 자
            리에서 알아차릴 수가 있습니다.한 곡조 부르고 거기에 한 곡
            조 화답하는 것이 마치 공중을 날아가는 새처럼 자취가 없고,

            맑은 물에 비친 달 그림자처럼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비록 천
            갈래 만 갈래 길로 이리저리 마음대로 사량분별한다 해도 알 수

            가 없습니다.멀리는 영취산에서 꽃을 들어 대중들에게 보인[拈
            華示衆]일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또 그밖에 1,700공안(公
            案)만이 어찌 그러했겠습니까!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습니다.

            오직 마음을 깨달은 사람이라야지만 이 공안을 증거로 삼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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