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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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語西話 續集 上 129


            한다.옛 사람들이 체득한 도를 실천하고자 하면 반드시 예와
            법으로써 보완해야만 도가 시행되었다.예(禮)란 미연에 방지하

            는 것이며,법(法)이란 이미 그렇게 되어 버린 상태에서 그 잘잘
            못을 다스리는 것이다.그런데 혹 도가 제대로 확립되어 있다면,
            어찌 반드시 예를 의지해야만 올바르게 되고 법으로 다스린 뒤

            에야 따르겠는가?절대 그렇지는 않다.하지만 총림에서 예와
            법을 사용하는 까닭은 마치 국가에서 전쟁을 하는 이유처럼 부

            득이해서 그러는 것이다.다만 예와 법을 통해서,올바로 참선하
            려는 납자의 마음 씀씀이와 행동거지를 바로잡으려는 뜻이다.
               혹시라도 지극한 도에 근본을 두지 않고 예와 법에 융통성이

            없다면,이런 예는 헛된 속임수에서 나왔으며 그런 법은 오히려
            원수인 적과 가깝게 된다.헛된 속임수는 예를 잊기 쉽고,원수

            같은 적은 법을 뒤바꿔 놓는다.예가 사라지고 법이 변하면 그
            마음 씀씀이 또한 크게 파괴된다.그러니 그 밖의 자잘한 예의
            범절은 말해 무엇하랴!




               8.도를 닦으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한가?



               도를 배우려면 모름지기 다섯 가지 올바른 믿음을 갖추어야

            한다.첫째는 마음속에서 희․로․애․락 하는 주인옹(主人翁)
            의 본 모습은 3세(三世)의 모든 부처님과 비교해 보더라도 한
            털끝만큼도 부족하지 않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둘째는 그것

            이 오랜 세월 이전부터 바깥 성색과 애증에 물들여져서 끊임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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