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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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語西話 續集 上 125
5.요즈음은 불법이 왜 옛날처럼 흥성하지 않는가?
도는 본래 모든 사람에게 갖추어져 있지만 지혜와 복은 수행
을 통해서 완성된다.지혜가 이루어지면 본래 타고난 도가 더더
욱 밝아지고,복이 모이면 본래 타고난 도가 더욱 드러난다.그
러나 지혜와 복을 둘 다 모두 잃으면 본래 타고난 도마저 숨어
버린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옛 사람은 천진하고 순수해서 교화하기가 쉬웠습니다.그렇
기 때문에 법회가 곳곳에서 성대하게 이루어졌습니다.그러나
요즈음 사람들은 얄팍하기 때문에 교화하기 어렵습니다.그래서
곳곳마다 법회가 적어지게 되었습니다.”
나는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중생의 정(情)에 한번 구멍이 뚫렸다 하면
자꾸 깊어져서 시시비비가 나타납니다.2천여 년 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 순간도 증애가 없었던 적이 없었습니다.요즈음
사람이 그대로 옛 사람이니,옛 사람의 증애가 그대로 요새 사
람들의 증애입니다.끝내 털끝만큼 줄지도 늘지도 않았습니다.
옛날에 법석(法席)이 성대하게 거행되었어도 실패한 일이 없
었던 까닭은 법을 주재하는 사람이 복이 있고 인연이 맞았기 때
문이며,게다가 여기에 감응한 대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그저
당시의 대중들이 천진하고도 순수하여서 교화가 쉬웠던 것은 아
닙니다.요즈음에 걸핏하면 마구니의 재앙을 만나 쇠미한 채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