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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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흘러 덧없는 생사(生死)를 이루어,4대(四大)속에서 생각생
각 떠돌아다니느라 한 순간도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셋째는 고인들께서 자비를 베풀어 남겨 주신 작은 한 말
씀이라도 그것은 하늘을 떠받칠 만한 긴 칼과 같아서 사무치게
새겨 두고 분명하게 이해하기만 하면 윤회의 근본을 끊을 수 있
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넷째는 참선하는 데 있어서 다만 그
것을 계속하지 못할까만을 근심하고,생각생각마다 정교롭고도
한결같이 참선을 하면 언젠가 생사에서 투철하게 벗어날 날이
있으리라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다섯째는 생사는 덧없고 작은
일이 아니므로 꼭 해결하고야 말겠다는 분연한 굳은 의지로써
오직 해탈하기만을 기약하지 않는다면 3악도(三惡途)의 윤회를
절대로 벗어날 방도가 없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한편 또 도에 나아가는 첩경이 될 만한 세 가지 법이 있다.
첫째는 지혜의 안목이 밝아야 하며,둘째는 이치의 본성을 통달
해야 하며,셋째는 뜻이 견고해야 한다.지혜의 안목이 밝으면
세간의 신심(身心)과,나타나는 모든 경계 및 일체의 시비․증
애․취사․득실․빈부․수요(壽夭)․고락 등이 모두 헛된 것이
므로 결코 실다운 의미가 없다고 꿰뚫어 보아 사량분별을 일으
키지 않는다.이치의 본성을 통달하면 위로부터는 불조께서 말
씀하신 어언(語言)․명상(名相)에서부터 3교(三敎)의 성현 및 제
자백가의 별의별 주장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한 근원으로 모여
돌아오는 줄을 알아서,그것들이 서로 다르다는 견해를 내지 않
는다.또 뜻이 견고하면 지금에서 미래에 이르기까지,멀고 가까
움을 가리지 않고 철저하게 깨닫지 않고서는 끝내 그만두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