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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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 십만 팔천 리 멀어져 버린다.더구나 알음알이를 홀연히 일
            으키고 사량분별을 가만히 흥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불가사의한 말솜씨를 갖추었다 해도 말은 하면 할수록 더더
            욱 시끄러울 뿐이다.이는 생사의 숲에 가시나무를 재배하고 윤

                                                                      4)
            회의 바다에 똥물을 뿌리는 것과 다름없다.본색상사(本色上士)
            라면 어찌 이같이 전도착란하겠는가.마땅히 알아라.옛 사람은

            부득이하여 털끝만큼이라도 무엇을 들어 일으키면,반드시 다른
            사람은 그것을 민첩하게 끊어 버리려 했다.그러나 이런 인재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더더욱 지리한 언어․문자만 짓게 되었

            다.이를 어떻게 그만두겠으며 어찌 그만두겠는가!





               18.시절인연 때문에 깨닫기 어려운가?




               소림사의 달마스님은 “마음이 철벽같아야만 도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였고,6조 혜능스님은 “그대가 선과 악을 모두 생각
            하지 않으면 자연히 마음의 본체에 들어가리라”고 했고,덕산

            (德山:782~863)스님은 “그대는 마음에 아무것도 일삼지 말라.
            마음에 일삼음이 없으면 자연히 텅 비었으면서도 신령하고,고

            요하면서도 오묘하리라”고 말하였으며,사심(死心:1043~1114)
            스님은 “단속[節儉]하고 놓아버리는 것이 도에 들어가는 제일


              4)본색상사 본색종장과 같은 말로서 깨달은 도인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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