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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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語西話 續集 上 83


            없다’고 말하지도 않았을 것이며,또 이 법은 사량분별로써는 알
            수 없다고 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언어나 문자 등으로는 정말 여래의 마음에 계합할 수 없습
            니까?”

               내가 대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이런 말을 듣지 못했습니까?처음 녹야원

            에서부터 설법을 시작하여 입멸하신 발제하(跋提河)에 이르기까
            지,그 사이에 한 글자도 말하지 않았다는 부처님의 말씀을.그
            러나 한편 일대장교(一大藏敎)가 어떻게 언어나 문자 없이 이루

            어질 수 있었겠습니까?실로 여래의 본뜻을 통철하게 깨닫지 못
            하고 그저 언어나 문자에 집착한다면 진정한 교(敎)가 아니며,

            그렇다고 문자가 쓸모 없다고 고집한다면 그것도 참된 선(禪)이
            아닙니다.걸핏하면 유(有)․무(無)의 알음알이에 집착하는 것은
            교(敎)와 선(禪)에서도 모두 배척하는 점입니다.

               그러나 교외별전이라는 것은 바로 선(禪)을 두고 하는 말인
            데,선이란 한 마음의 다른 명칭에 불과합니다.그런데 인(人)․
            천(天)의 2승(二乘)들이 수행하는 4선 8정(四禪八定)의 선에서는

            반드시 육신을 마른 고목처럼 하고 마음을 죽여 알음알이를 없
            애고 식(識)을 끊도록 합니다.하지만 이것은 달마스님의 바로

            가리키는 선[直指之禪]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선의 본체는 금
            강왕보검(金剛王宝劍)과도 같습니다.스스로가 기연에 앞서 알아
            차리고 말 밖에서 헤아리는,숙세에 닦아서 날 때부터 아는 날

            카로운 상근기가 아니라면 경험과 사유 등을 가지고 털끝만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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