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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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가게 된 것이다.그런데 여래께서는 3독․4전도를 지적하여
            병통이라 하지 않으시고,오히려 작․지․임․멸(作․止․任․

            滅)을 병통이라고 한 까닭은 무엇인가?또 작․지․임․멸이
            원래 원각(圓覺)의 궁극에 나아가는 데는 부족하다 하더라도 성
            도(聖道)를 깨닫는 점차적인 방법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3

            독과 4전도에 비교한다면 어찌 하늘과 땅 차이가 아니겠는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비록 성인의 말씀이지만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러니 내가 이 의심을 여기에서 풀어 보여
            주겠다.
               이런 소리 듣지 못했는가?“한때에 부처님께서 신통대광명장

            (神通大光明藏)에 들어가사 삼매(三昧)를 그대로 받으시며,그때
            에 위로는 모든 부처님과 동일하였고 아래로는 중생과 10법계

            (十法界)가운데 유정(有情)․무정(無情)들과 동시에 함께 들어
            갔나니라’하는 얘기를.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앉은 자리에
            서 잠시도 일어나지 않았으며,바로 거기에는 주인[主]도 손님

            [伴]도 없고,성인이니 범부니 하는 구별도 없고,몸과 마음이
            혼융하여 하나가 되며,성(性)과 상(相)이 평등하다.그러나 20명
            의 보살은 경(境)과 지(智)를 모두 없애 버리지 못하고 질문을

            하여 시시비비를 일으켰다.그러므로 여래께서 대원각(大圓覺)에
            의거하여 그들의 질문에 따라서 어떻게 수행하고 깨달아야 하는

            지를 자세하게 말씀하시니,곧 작․지․임․멸을 두루두루 가
            르쳐서 약으로 삼았다.그러나 보각장(普覺章)에 와서는 앞에서
            말한 내용을 수습하고 현묘하게 창도하려고 작․지․임․멸을

            모두 배척하여 ‘병통’이라고 말씀하셨다.바로 ‘병통’이란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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