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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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고상한 행[高尙之行] 119
“나는 처음 원통스님에게 빼어난 기운이 있으리라 여겼는데
지금에야 그의 어리석음을 알겠다.출가한 사람이라면 무덤 사이
나 숲 아래서 머리에 타는 불을 끄듯 일대사를 결판내야 한다.
그런데 까닭 없이 팔당으로 통하는 번화한 거리에 큰 집을 지어
놓고 수백 명의 한가한 놈들을 기르고 있구나.이는 참으로 눈뜨
고 침상에 오줌을 싸는 격이니,내가 무엇 때문에 다시 그를 대
하겠는가?”
찬탄하노라.
원통스님은 대중이 많았고
혜안스님은 홀로 있었으나
서로의 입장을 바꾸면 역시 마찬가지였으리라.
혜안스님이 원통스님을 비난하고 꾸짖었던 것은
세상의 완악하고 어리석은 무리들이 모여 있는 것을
경책하였을 뿐이다.
미루어보건대
그나마 한가한 놈을 기르는 것은 그래도 옳다 할지라도
요즈음에 길러지는 것들은 부질없이 바쁜 놈들이니
하물며 말해 무엇하겠는가?
18.사신을 마주하고 발우를 태워 버리다[對使焚鉢]
송(宋)의 혜련(慧璉)스님은 장주(漳州)사람이다.황우(皇祐:
1049~1053)연간에 황제께서 화성전(化城殿)으로 불러 질문함에
답하였는데,황제의 뜻에 맞았으므로 대각선사(大覺禪師)라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