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6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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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치문숭행록


                여러 일을 맡아보면서도
                경론을 연구함에 막힘이 없고
                밥 짓는 일 하면서도
                입실하여 도를 참구함에 방해되질 않았다.

                요즈음 사문들은 소매를 늘어뜨리고 공양을 받으면서도
                “나는 도를 맡은 사람이고,
                그대들은 일을 맡은 자라”하니
                어찌 그리도 옛날과 다른지…….



                15.항상 걸식을 하다[常行乞食]


                송(宋)의 도법(道法)스님은 돈황(燉煌)사람으로,오직 선(禪)에

             정진하였다.그 후 성도(成都)에 유람하자 왕휴지(王休之)와 비갱
             지(費鏗之)가 흥락사(興樂寺)와 향적사(香積寺)두 사찰의 주지를
             맡아 달라고 청하였다.

                대중을 훈계하는 데는 법도가 있었고 항상 걸식을 행하며 따
             로 청하는 공양[別請]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대중이 먹는 모임에

             는 가지 않고,걸식해서 얻은 음식은 덜어내어 벌레나 새들에게
             보시하였으며,밤이면 옷을 벗고 밖에 앉아서 모기가 피를 빨게
             하였다.

                그 후 선정(禪定)에 들어가니 미륵불의 배꼽에서 빛이 나와
             삼악도(三惡途)의 과보를 밝게 비추는 것을 보았다.이 일로 더
             욱 열심히 정진하여 눕지 않고 항상 앉아 있더니 원휘(元徽)2년

             (474)에 선정에 든 채 멸도(滅度)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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