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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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치문숭행록


                그런데도 좀스러운 일에 힘쓴다면
                이른바 큰 원칙을 안다 할 것은 못 된다.”
                아-아,백장스님은 총림을 세우고 청규(淸規)를 수립하여
                만세의 사법(師法)이 되신 분이니

                어찌 사려가 여기에 미치지 못했으랴.
                그런데도 지금 이처럼 하신 이유는
                천하에 덕은 야박하면서 복은 후하게 누리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는 것이다.



                10.만리 길을 찾아가 의심을 결단하다[萬里決疑]


                당(唐)의 대수(大隋)스님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겁화(劫火)가 환하게 탈 때에 이것도 파괴될까요,되지 않을
             까요?”
                “ 파괴된다.”

                “ 그렇다면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둬야겠군요?”
                “ 내버려두어야지.”

                그 스님은 이를 의심하고 스승을 찾아 참구하느라고 만리에
             이르도록 산천을 돌아다녔다.

                찬탄하여 말한다.

                옛사람은
                털끝만큼이라도 가슴에 걸리는 것이 있으면
                스스로 속이려 하지 않고

                반드시 결택을 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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