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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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어렵고 힘든 행[艱苦之行] 143
탁 트인 뒤에야 그만두었다.
어찌 가는 길이 수고롭다 여겼겠는가?
이른바
“한 구절로 그의 말을 따라
천산(千山)을 달리는 납승이다”한 것이
바로 이를 지적한 것이다.
지금은 스승을 찾아 도를 묻게 하면
몇 걸음 못 가서 상을 찌푸리지만,
이익과 명예를 좇게 하면
만리도 거뜬하게 나선다.
팔순(八旬)에 백 개의 고을을 찾아다닌 조주스님이여,
당신의 고고한 도풍 아득히 멀어
바라볼 수조차도 없습니다.
11.몸소 부역을 하다[躬自役作]
송(宋)의 모철(慕喆:?~1095)스님은 임천(臨川)사람으로 철
시자(喆侍者)라 불리었으며,대위산(大潙山)에 머물렀는데 대중들
이 2천 명을 꼽을 정도였다.
스님은 재(齋)가 끝나면 반드시 대중을 모아 놓고 차를 마셨
으며,방선(放禪)할 때마다 몸소 일을 하였는데,심부름꾼이 곁에
있어도 그저 지나가는 사람 보듯 하였다.밤이면 예불하고 법당
이나 회랑의 등불을 살폈으며,피곤하면 삼성당(三聖堂)에서 조
끼로 얼굴을 덮고 잠깐 졸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