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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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엄숙하고 바른 행[嚴正之行] 41


                4.술그릇을 깨뜨리다[破壞酒器]

                당(唐)대 현감(玄鑑)스님은 택주(澤州)고평현(高平縣)사람이

             다.성품은 온후하고 강직하여 잘못된 일을 보면 반드시 면전에
             서 잘못이라 지적하며 어떠한 압력에도 피하지 아니하였다.절을

             수리하고 짓는 일이 자주 있어 기술자들이 많았으므로,혹 그들
             에게 술을 보내 오는 사람이 있으면 그때마다 말리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짓는 절은 반드시 법답게 지을 것이다.차라리 절을 짓
             지 않을지언정 술 마시는 것은 허락하지 않겠다.”

                한때 청화사(淸化寺)에서 불전(佛殿)을 수리하였다.그 주(州)
             의 호족(豪族)인 손의(孫義)란 사람이 술 두 수레를 보내 오자 스
             님은 즉시 술독을 깨뜨려 버리니 술이 흘러 땅 위에 질퍽하였다.

             손의가 크게 성내어 다음날 그에게 괴로움을 주리라 생각하였으
             나 그날 밤 꿈에 어떤 사람이 칼로 찌르려 덤비는 것을 보고,이

             에 잘못을 깨닫고서 몸소 나아가 참회하였다.

                찬탄하노라.

                요즈음 일꾼을 먹이는 데 술뿐만 아니라 고기까지 준다.
                기둥을 세우고 들보를 안치하는 상량식에는
                귀신에게 푸닥거리하고 손님들에게 잔치까지 하며
                또다시 정원(丁垣:유명한 도살장이)의 칼날을 붉게 한다.

                천당을 가기 전에 지옥부터 이룬다는 말이
                어찌 헛된 말이겠는가?
                절 짓고 수리하는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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