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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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임금에게 충성하는 행[忠君之行] 89
그러자 임금님은 풍자한 의도를 깨닫고 찬탄하였다.
찬탄하노라.
시의 의미를 음미해 보았더니
충애(忠愛)가 시구(詩句)에 흘러넘친다.
애석하다.
후주(後主)는 알았으면서도 채용하질 못하고,
끝내 꿈속에서 환락에 빠져 후회를 면치 못하였네.
저 승려시인이라고 불리는 자들은
음풍농월에 시제를 붙이느라
정신이 피폐하도록 퇴고를 거듭하나
세상에는 아무 도움이 없다.
이들과 스님을 비교한다면
과연 황금과 흙 차이가 아닌가.
총 평
사군자(士君子)가 멀리 시골에 산다면 임금을 근심해야겠지만,
승려는 관직도 없고 말을 해야 할 책임이 없는데도 이처럼 충성
을 극진히 하였다.누구라서 불교 집안에 현명하고 어질며 기꺼
이 일깨워 주는 의로움이 없다 말하겠는가?
인륜(人倫)중에 임금과 어버이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내가
이 때문에 앞에서 스님들의 효행을 나열하고 뒤에서 스님들의
충성을 열거하여,불교에는 아비도 임금도 없다는 비방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