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P. 92
92 치문숭행록
중생에게 자비를 베푸는 행[慈物之行]
1.고통을 참으며 거위를 보호하다[忍苦護鵞]
부처님 당시에 어떤 비구가 구슬 세공하는 기술자의 집 문전
에 걸식을 하게 되었다.그때 기술자는 왕에게 바치려고 구슬에
구멍을 뚫고 있었다.스님을 위해 구슬을 두고 공양드릴 음식을
가지러 간 사이 우연히 구슬이 땅에 떨어졌는데,마침 거위가 그
걸 삼켜 버렸다.그 기술자가 돌아와 비구에게 음식을 공양하고
구슬을 살펴보아도 보이질 않자,비구가 훔쳤으리라 의심하였다.
비구는 거위의 생명을 보호하느라 마음대로 매질하도록 맡겨 두
었다.피가 흐르는 경지에 이르자 거위가 와서 피를 핥고 있으므
로 기술자는 노여움을 옮겨 거위까지 쳐 죽여 버렸다.
비구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슬픈 눈물을 흘리자 기술자는
괴이하게 여겼다.이에 비구가 그에게 까닭을 말해 주자,기술자
는 그만 감동하여 참회하고 절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