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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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치문숭행록
호랑이나 매에게 먹이로 주어 버리는 것도
모두가 이 마음 때문이다.
어찌 육신을 집착하고 아끼는 범부가 헤아려 알겠는가?
3.죽을 짐승을 사다가 기르다[贖養生命]
진(陣)의 법랑(法朗:507~581)스님은 서주(徐州)패현(沛縣)
사람으로 대명사(大明寺)보지(寶誌)스님에게 나아가 선(禪)을 배
우고 율(律)․논(論)에도 정통하였다.명예가 경기지방에 진동하
자 법을 들으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신도들에게 받은 시주물은 경전․불상․탑․사원을 조성하는
데 사용하거나 가난하고 액난을 당한 사람들에게 주었다.붙잡힌
짐승을 보면 즉시 사들고 돌아와 길렀는데,거위․오리․닭․개
가 우리 안에 가득 찼었다.이들은 스님이 잠을 자거나 쉬는 것
을 보면 모두가 고요하게 소리를 내지 않았으며,스님이 노닐 때
는 모조리 일어나 울고 짖는 소리가 북 치고 피리 부는 소리보
다 시끄러웠으니,과연 마음이 통하는 경계라 하겠다.
4.자비와 공경으로 보시를 행하다[悲敬行施]
수(隨)대 영유(靈裕:518~605)스님은 정주(定州)거록(鉅鹿)
사람으로 15세에 조군(趙郡)응각사(應覺寺)에 출가하였는데 경
론에 널리 통하여 명성이 온 나라에 자자하였다.그의 보시행은
자비와 공경을 함께하였으니,가사(袈裟)로 은혜를 보답한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