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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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중생에게 자비를 베푸는 행[慈物之行] 95
천 벌도 넘었으며,병을 앓아 치료받고자 하는 자들에게 베풀어
준 약도 계산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맛좋은 음식을 얻었다 하면 반드시 먼저 스님께 공양하였고,
길을 막는 축생에게도 일찍이 꾸짖거나 침을 뱉지 않았다.나아
가서는 어린아이를 책망하고 대중을 훈계하는 일에서도 자기를
지칭할 때는 아무개라고 이름을 쓰고,상대방에겐 인자(仁者)라
는 존칭을 쓰며,간절하고 뼈아프게 타일렀으므로 듣는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다.
5.바다를 사들여 방생터로 만들다[買放生池]
수(隋)대 지자대사(智者大師:538~597)는 바닷가에 살았으므
로 매일같이 백성들이 물고기를 잡아 살아가는 것을 보게 되었
다.그곳은 그물이 4백여 리나 이어 있었으며,강과 시냇물에 설
치한 통발이 60여 군데나 되었다.스님은 속으로 이를 불쌍히 여
기다가 신도들에게 받은 시주물로 바닷가 한 모퉁이를 사들여
방생지(放生池)로 만들었다.그리고는 이를 진(陣)나라 임금에게
표문(表文)으로 아뢰자 임금은 칙명을 내려 물고기 잡는 것을 금
지시켰다.
또한 비(碑)를 세우고 국자제주(國子祭酒)인 서효극(徐孝克)에
게 조서를 내려 비문을 짓게 하였는데,내용이 슬프고도 맑아서
보는 사람들이 슬픈 마음으로 잘못을 깨닫고 감화된 경우가 많
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