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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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참선경어
의정을 일으킨 납자에게 주는 글
1.조그만 경지에 집착하는 장애
참선하다가 의정을 일으켜 법신도리(法身道理)와 만나서 온 누
리가 밝고 밝아 조금만큼의 걸림도 없음을 보게 되는 이가 있다.
그들은 당장에 그것을 어떤 경지라고 받아들여서 놓아버리지 못하
고 법신 주변에 눌러앉게 된다.그리하여 명근(命根)이 끊기지 않
은 채 법신 가운데 어떤 견지(見地)나 깨달음의 상태[受用]가 있는
듯[似有]생각한다.그러나 그들은 이것이 모두 그대들의 상(想)임
을 까맣게 모르는 것이다.옛사람은 이것을 ‘법신을 가리는 구절
[隔身句]’이라고 불렀다.명근(命根)이 끊기지 않았다면 이미 온몸
그대로가 병통이니,이는 선이 아니다.이러한 경지에 도달하거든
오직 온몸으로 부딪쳐 들어가서 생사대사를 깨달아야 하며 또한
깨달은 것이 있었다는 사실조차도 몰라야 한다.옛 스님이 말씀하
시기를,“깎아지른 절벽에서 손을 뿌리치듯 더 나아가 깨달아 보
려 해야 하니,죽은 자리에서 다시 깨어나야 자기를 속이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