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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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의정을 일으킨 납자에게 주는 글 101
깨달음이니라”라고 하였다.
만일 번뇌가 다 끊기지 않았다면 이것은 생멸심일 뿐이며 또한
번뇌가 끊긴 뒤에도 몸을 돌려 숨을 토해낼 줄 모르면 이것을 ‘죽
은 놈’이라 부르니 완전한 깨달음이 아니기 때문이다.이러한 도
리는 깨닫기가 어렵지 않은데,이는 납자들이 선지식을 만나 보려
하지 않기 때문에 알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만약 선지식을 만나
서 그에게서 아픈 곳을 찔리고 나면 그 자리에서 돌아갈 곳을 알
게 될 것이며,혹 그렇지 못하면 죽어 엎어진 시체가 만리에 뻗쳐
있게 될 것이다.
2.경계에 빠져 나아갈 바를 모르는 장애
참선하다가 의정을 일으켜 법신도리와 만나 세계를 뒤섞어서
파도물결이 뒤집히는 듯한 경지를 얻게 되면,수행하는 사람들이
그 경지에 빠져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도,뒤로 물러서려 하지도
않는다.그리하여 온몸으로 부딪쳐 참구해 들어가지 못하게 되니,
이는 마치 가난한 사람이 황금산을 만나 떠날 줄을 모르는 꼴이
다.그것이 황금인 줄은 확실히 알지만 어찌 손 쓸 줄을 모르니,
옛사람은 이런 자를 ‘보물 지키는 바보[守寶漢]’라고 불렀다.이는
온몸 그대로가 병통이지 선이 아니다.이러한 경지에 도달하거든
오직 모름지기 위태로움을 돌보지 않아야 비로소 법(法)과 상응하
게 된다.
천동사(天童寺)정각(正覺:1091~1157)스님은 이런 노래를 지
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