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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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참선경어


             다.석상(石霜:807~888)스님의 문하에 이런 식으로 공부한 사람
             이 극히 많았으니,그들이 비록 앉아서 죽고 선 채로 입적한다 해

             도 제대로 공부한 것은 아니다.만약 따끔한 침을 맞고서 아프고
             가려운 곳을 알아 몸을 놀리고 숨을 토해낼 수 있게 되면 올바른
             납자가 될 것이다.그러나 아픈 줄도 가려운 줄도 모르면 비록 법

             신이라는 말을 이해하고,또 제자리에서 시방의 일을 훤히 안다
             하더라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정각(正覺)스님께서도 이런 말씀

             을 하였다.
               “앉아서 시방 일을 다 알아도 오히려 용문폭포에서 낙방한 물고
             기라더니 남몰래 한 발자국 옮겨 놓자 비룡(飛龍)을 보았노라.”

               옛사람들은 경책하는 법어로 크게 납자들을 가르치는 바 있었
             고,이론을 펴서 자상하게 설명해 주는 바가 있었다.문제는 스스

             로가 철두철미하게 참구하려 들지 않는 데 있다.이런 사람들이
             선지식처럼 북적대는 세상에서 천가지 백가지로 자유로움을 배우
             고자 하나 어렵지 않겠는가.




               5.고요한 경지에서 주재(主宰)세우는 장애


               참선하다가 의정을 일으켜 법신도리와 상응하게 된 어떤 이들
             은 고요하여 흔들리지 않는 경지에 이르러 마음에 아무런 장애도
             겉치레도 없고 아무것도 잡을 것이 없게 된다.이들은 여기서 다

             놓아버리고 지금의 경지를 바꾸어 깨달음의 기회를 잡을 줄 모른
             다.오히려 그 속에서 억지로 주재(主宰)를 세워 법신 쪽에 꼭 막

             혀 있으니,이는 온몸 그대로가 병통이지 선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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