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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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면서 남이 그렇게 하는 것을 방해한다.그리고는 도인 하나
세상에 나왔다 하면 어려운 질문을 몇 개 마련하여 대중이 다 모
인 앞에서 하나하나 문답해 가며 더러 일갈하기도 하고 손뼉 한
번 치기도 한다.선지식이 이것을 귀신장난 같다고 보다가 간혹
그들의 말을 상대해 주지 않으면 그는 사람들에게,“아무개 스님
은 이런 소식도 알지 못하더라”하니 참으로 씁쓸한 일이다.이것
은 다 생멸심이 다투어서 그렇게 되는 것이니 오래되면 마도(魔道)
에 끌려가 한없는 깊은 재앙을 만들며,마가 내리는 복을 받아 모
두 무간지옥에 떨어지게 된다.이런 경우는 비록 처음 인연은 훌
륭했다 하더라도 형편없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니 슬픈 일이로다.
10.대중생활을 피해 고요함에 빠지는 장애
참선하는 데 의정을 일으키지 못하고서 대중과 함께 사는 것을
거동이 불편하고 구속이 심하여 매우 번거롭다고 느끼는 이들이
있다.그리하여 사람 없는 깊은 산으로 들어가서 조용히 머무르고
자 하며 혹은 단칸 오두막을 찾아 고요하게 들어앉는다.이들은
처음에는 주인공이 되어 눈을 딱 감고 마음을 굳게 먹으며 가부좌
를 틀고 합장한 채 꼿꼿하게 공부해 간다.그러다가 한달 두달,혹
은 1,2년이 지나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또 어떤 무리들은
작심삼일이어서 2,3일 지나면 벌써 앉아 있지 못한다.그리하여
책을 보거나 한가하게 놀기도 하며 노래나 시를 짓기도 한다.그
런 중에는 아예 문 잠그고 잠만 자는 이도 있으니,이런 이들은
겉모양은 어엿한 출가자이나 내면은 속인이다.또 어떤 형편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