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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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참선경어
는 경계는 보살이 수행할 때 제석(帝釋)이 머리 없는 귀신이나 내
장이 없는 귀신으로 변하여 나타나는 경우이다.이때 보살에게 두
려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다시 미녀의 몸으로 변하여 나타난다.거
기에도 보살이 애착심이 없으면 다시 제석으로 변하여 절을 하고
는 말한다.
“태산을 무너뜨리고 바다를 말릴 수는 있어도 저 수행자의 마음
은 움직이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수(道樹)스님께서는,“야인(野人)이야 기량이 다
할 때가 있어도 노승은 어떠한 경계도 보고 듣지 않아서 끝이 없
다”하셨다.
진정한 납자라면 백 개의 칼날이 눈앞에서 부딪친다 해도 딴 생
각할 겨를이 없다.하물며 정(定)을 닦는 고요한 가운데 경계로 나
타난 헛된 모습에 있어서랴.이미 법신도리와 상응하였다면 마음
바깥의 경계는 없다.그러니 인식 주관인 마음이나 인식 대상인
경계가 어디에 설 수 있단 말인가?
10.경안(輕安)에 집착하는 장애
참선하다가 의정을 일으켜 법신도리와 상응하게 되면 심신이
거뜬해짐[輕安]을 느끼고 일거일동에 모두 막히거나 걸림이 없게
되는 경우가 있다.그러나 이는 바른 도와 삿된 도가 번갈아 오는
것이니,4대(四大)로 된 몸이 쾌적해져서 잠시 그러할 뿐이지 궁극
적인 경지는 아니다.그런데도 저 무지한 사람들은 여기서 의정을
놓아버리고 참구하려 들지 않으면서 스스로는 깨닫는 방편을 얻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