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P. 131
제5장 공안을 참구하는 납자를 위한 글 131
10.화두가 절실하면 마(魔)에 떨어지지 않는가*
)
19
능엄경 에 나오는 50가지 마(魔)경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모
두가 집착[着]이라는 한마디에 대한 내용일 뿐이다.
예컨대 색음(色陰)이 명백한 데서 ‘모든 염(念)을 다 떨쳐 버린
경지’를 이렇게 보고 있다.이런 경계에 도달한 사람은 겁탁(劫濁
:色陰이 體가 되어 생기는 단명,기아,질병,전쟁 등 세상의 재
앙)을 초월한 사람이다.그러나 그 동기를 살펴보자면,굳어진 망
상이 근본이 되어 이것을 그 자리에서 녹여 내지 못하고 그 망상
속에 들어앉아 열심히 정진하다가 희귀한 경계라도 나타나면 거기
서 성과(聖果)를 얻었다고 생각하니 어찌 집착이 아니겠는가?만일
성과를 얻었노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바른 경계
라고 해야 할 것이다.성스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그것이 집착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5 온(五蘊)중에 나타나는 모든 마(魔)경계를 ‘망상’이란 말로 종
합해 보자.최초의 집착을 바로 깨어 버리지 못하면 이 망상이 마
의 뿌리와 줄기가 된다.그러니 그 뿌리를 뽑지 않고 지엽만을 꺾
어서 생기지 않도록 한들 되겠는가.심지어는 허명(虛明:색음이
*원래 제목은 ‘공안을 참구하면서 ‘납자가 화두에 절실하면 능엄경 50마와 외
도에 떨어지지 않습니까’라고 묻는 육설관주의 물음에 답하는 글[答六雪關主
問參公案行人話頭眞切不落楞嚴五蘊魔外]’이다.
* 능엄경 뒷부분에는 수행자에게 나타나는 장애를 대치해 주기 위해 조도품
(助道品)을 설하고 있는데 그것이 50마(魔)이다.50마는 색․수․상․행․식
5온에 각각 10가지씩 거친 데서 미세한 데로,즉 바깥에서 들어오는 마로부
터 안에서 생기는 장애로 가면서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