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2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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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참선경어


             다스려져 텅 비어 밝은 상태)함을 더욱 탐내어 그 정기(精氣)를 먹
             게 됨이 다 망상에서 기인하니,마(魔)는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것

             이 아니다.그러므로 조금이라도 이러한 경계를 애써 보호하려 한
             다면 바로 설상가상이며 불 위의 기름일 뿐이다.
               예컨대 수음(受陰)가운데서 말한 허명망상(虛明妄想)은 허명함

             이 바로 망상이란 뜻이다.왜냐하면 애초부터 ‘마음에 구할 것이
             없는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으니 그것이 망상이 아니고 무엇이겠

             는가.
               상음(想陰)중 융통망상(融通妄想)에 대해서는 그 첫 번째 경계
             에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마음으로 밝고 뚜렷함[圓明]을 사랑

             하여 지난번 망(妄)의 근원이 지금의 경계와 융통하여 곧 애착이
             생기게 되었다”라고.이어서 10가지 마 경계를 설명함에 모두 ‘마

             음으로 어떤 경계를 사랑한다’는 식으로 하고 있다.이것은 모두
             천마(天魔)가 원만한 경계로부터 나와 애착심에게 짝이 되면서 끝
             없는 마업(魔業)을 짓는 것이니 어찌 구제할 수 있겠는가.

               자못 참선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이 한 생각을 끊어야 하니
             마음이 없으면[無心]사랑함도 없어지고,사랑함이 없으면 집착이
             란 말이 있을 수가 없다.그 중 아홉 번째 ‘마음으로 고요함을 사

             랑하여 깊은 공(空)을 탐하는 경계’등은 모두 마업이다.이 역시
             애초에 망심을 깨지 못했기 때문으로서,모래를 쪄서 밥을 짓는

             격이니 모래란 밥의 재료가 될 수 없는 것이다.
               행음(行陰)에서 유은망상(幽隱妄想)같은 것은 무릇 행음이 끊임
             없이 변하면서 성품이 된 것이다.그런 까닭에 “생멸의 근원이 이

             로부터 나타나 상음(想陰)이 다하게 되었다”라고 하였다.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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