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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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처음 발심한 납자가 알아야 할 공부 35
렇게 의식하면 그 보살은 아직 믿음의 문턱에도 들어오지 못한 것
이다.”
가령 화엄경 에 나오는 “마음 그대로가 곧 부처[卽心卽佛]”라
고 한 말씀은 누구나 다 믿노라고 한다.그런데 “네가 부처냐?”라
고 묻게 되면 영 어긋나 버려서 알아듣지를 못한다. 법화경(法華
經) 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생각을 다해서 아무리 재보아도 부처님의 지혜는 헤아릴 수가
없다.”
무슨 까닭인가?생각을 다해 재보겠다는 마음이 있으면 이는 벌
써 믿음을 갖추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바르다 삿되다 한 것은 무슨 차이인가?마음이 곧 부처
라고 믿는 것을 ‘바른 믿음’이라 하고,마음 밖에서 법(法)을 얻으
려는 것을 ‘삿된 믿음’이라 한다.그대로가 부처임을 철저히 밝혀
자기 마음으로 직접 맛보아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경지에 이르러
야만 비로소 ‘바른 믿음’이라 할 수 있다.얼굴만 번듯하고 속은
어리석은 노름꾼 같은 이는 단지 말로만 ‘마음 그대로가 부처’라
고 떠들 뿐이지 사실은 자기 마음도 모르고 있다.이런 것을 바로
‘삿된 믿음’이라고 한다.
13.본체를 보아야 선정에 든다
옛 선사는 복숭아를 따다가도 문득 정(定)에 들고,호미로 밭을
매다가도 문득 정에 들었으며,절의 자잘한 일을 하면서도 선정에
들었다고 한다.그러니 어찌 한 곳에 오래 눌러앉아 외연(外緣)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