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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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다.등각보살은 비오듯 자재한 설법으로 무량한 중생을 구제
하시며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으신 분이다.그런데도 아직은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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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所知障)*에 막혀 도와는 완전히 어긋난 사람이라고 하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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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그 나머지 사람들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그런데 선종(禪宗)에서는 범부(凡夫)에서부터 완전히 부처와 똑
같다고 한다.이 말은 사람들이 믿기 어려운 데가 있겠으나,믿는
사람은 선(禪)을 할 수 있는 그릇이고 믿지 않는 사람은 이 근기가
아니다.모든 수행자가 이 방법을 택하려 한다면 반드시 믿음[信]
으로부터 들어와야 한다.그런데 ‘믿음’이란 말에도 그 뜻이 얕고
깊은 차이와 바르고 삿된 구별이 있으므로 가려내지 않으면 안 된
다.
믿음이 얕다고 하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불교에 입문한 이라
면 뉘라서 신도가 아니라고 자처할까마는 그런 사람은 단지 불교
만을 믿을 뿐 자기 마음을 믿지 않으니 이것을 말한다.믿음이 깊
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모든 대승보살도 아직 믿음을 갖추었다
할 수는 없으니, 화엄경소(華嚴經疏) 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지금 설법을 하고 대중들은 그 법문을 듣고 있구나.’이
(佛智)를 이루어 이를 굳게 지키고 따르며 중생을 교화함.
*무생법인(無生法忍):불생불멸하는 진여법성(眞如法性)을 인지(忍知)하고 거기
에 안주부동(安住不動)하는 경지.
*소지장(所知障):유식(唯識)에서는 심신을 혼란케 하여 업을 짓게 하는 것을
번뇌장(煩惱障)이라 하고,업을 일으키는 작용은 없으나 알아야 할 대상인 진
여(眞如)를 알지 못하도록 지혜를 막는 것을 소지장이라 한다.보살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끊어야 불과(佛果)를 얻을 수 있으나 번뇌장만 끊고 소지장을
끊지 않으면 무루업(無漏業)을 도와서 변역생사(變易生死)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