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P. 43
제1장 처음 발심한 납자가 알아야 할 공부 43
름지기 계속 걸어가야만 집에 다다를 수가 있다.마찬가지로 마음
만 가지고 깨닫기를 기다린다면 끝내 깨닫지 못할 것이니,오직
직접 부딪쳐서 깨달아야 한다.
크게 깨닫는 순간은 마치 연꽃이 활짝 피어나듯 하고,또는 깊
은 꿈에서 홀연히 깨어나는 듯하다.이런 이치를 다음과 같이 설
명한다.
“꿈은 깨어나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잠이 깊이 들고 나면 자연히
깨어나고,꽃은 피어나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때가 되면 저절로 핀
다.마찬가지로 깨닫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인연이 맞으면 저절로
깨닫게 된다.”
이에 대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연이 맞는다 할 때,중요한 것은 화두가 간절하여 몸으로 부
딪쳐서 깨달음을 얻게 하여야 되는 것이지 깨달을 때를 기다리라
는 말은 아니다.”
또 깨달았을 때는 마치 구름을 헤치고 하늘을 보듯 훤하게 사방
이 탁 틔어서 아무 곳에도 눈을 둘 곳이 없게 된다.그리하여 하
늘땅이 뒤바뀌게 되니 이것이 또한 한바탕 뒤집힌 경계이다.
24.참선에 필요한 몇 가지 태도
참선에는 긴박함[緊]과 바름[正],면밀함[綿密]과 융활함[融豁]이
요구된다.
무엇을 ‘긴박함’이라고 하는가?사람의 생명은 호흡에 달려 있
는데,생사대사를 밝히지 못한 채로 숨이 떨어지면 앞길이 깜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