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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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처음 발심한 납자가 알아야 할 공부 45
않고,밖으로는 세계가 있는 것도 보이지 않으니 그래야 비로소
도의 문턱에 이르게 된다.긴박감만 있고 바른 길을 모른다면 노
력을 헛되이 낭비하게 되고,바른 길만 알고 긴박하지 못하면 도
에 들어갈 수가 없다.이미 도의 문턱에 들어갔으면 면밀해야만
도를 깨칠 수가 있고,도를 깨쳤다면 융활해야만 비로소 경계를
변화해 낼 수 있다.
25.딴 생각이 일어남을 조심하라
참선할 때에는 한 가닥의 실오라기만큼도 딴 생각을 내서는 안
된다.언제 어디서나 오직 한 길로 본래 참구해 오던 화두만을 들
고 의정을 일으켜 하나의 귀결처만을 찾는 데 분발해야 한다.만
약 털끝만큼이라도 딴 생각이 있게 되면 이것은 옛사람이 말씀한
‘잡독(雜毒)이 심장 속에 들어갔다’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그 결과
가 어찌 목숨만을 상하게 하는 데 그치겠는가.부처님의 혜명(慧
命)까지도 해치게 되니 납자라면 반드시 삼가야 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딴 생각[別念]’이란 단지 속세의 일뿐이
아니라 마음을 참구하는 일을 제외한 나머지 불법 중의 모든 좋은
일까지도 포함된다.또한 어찌 불법에만 국한되겠는가.갖고 버리
고 집착하여 변화시키는 등 마음자리에서 생기는 모든 것도 다 딴
생각이라고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