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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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참선경어


             여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그러므로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옛날 어떤 큰스님도 “삼으로 꼰 새끼를 물에 적시듯 하여 한발짝

             한발짝 바짝 다가붙는 것과 같다”라고 하셨다.
               무엇을 ‘바름’이라고 하는가?납자들은 모름지기 바른 법을 가
             려낼 수 있는 안목을 갖추어야 하니,3천7백 조사들에게도 다 공

             통된 안목이 있었다.그러니 털끝만큼이라도 어긋남이 있으면 곧
             잘못된 길로 들어가게 된다.경(經)에서도 이렇게 말한다.

                “오직 이 일승(一乘)만이 진실이고 나머지 이승(二乘)은 진실이
             아니다”
               무엇을 ‘면밀함’이라고 하는가?눈썹을 허공에다 매어 두고 바

             늘구멍도 들어가지 못하고 물이나 술도 스며들 수 없을 정도로 털
             끝 만한 틈도 용납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만일 털끝 만한 틈이라

             도 생기면 그 틈으로 마(魔)의 경계가 스며들게 된다.그러므로 옛
             날 어떤 큰스님께서는 “한때라도 마음이 도(道)를 떠나면 죽은 사
             람과 같다”라고 하셨다.

               무엇을 ‘융활’이라고 하는가?세계의 넓이가 1장(丈)이면 고경(古
             鏡)도 1장이고,고경의 넓이가 1장이면 화로의 폭도 1장이 되는 것
             을 말한다.이 이치를 바둑에 비유할 수 있다.바둑돌을 한 곳에

             두어 놓고 거기에 매여서 죽은 바둑돌을 붙들고 있어서는 안 된
             다.또한 한 곳에 얽매여서 양쪽 축머리에 돌을 놓고 망망하고 탕

             탕한 곳을 바라보기만 하여서도 안 된다.옛 고승께서도 말씀하시
             기를,“허공과 같이 원만하여 모자라는 것도 남는 것도 없어야 한
             다”라고 하셨다.

               참으로 융활한 곳에 이르게 되면 안으로는 몸도 마음도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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