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P. 46
46 참선경어
26.끊임없이 참구하라
참선하는 사람들이 흔히 공부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잘
안 되는 이것이 바로 공부가 되는 것이다.마치 모르는 길을 물어
서 찾는 일과 마찬가지이니,물어도 길을 찾지 못한다고 쉬어서야
되겠는가.정확하게 길을 찾았거든 걷는 일이 중요하니,똑바로 그
길을 걸어가서 목적지인 집에 도착해야 한다.길바닥에 진을 치고
있어서는 안 되니,걸어가지 않으면 끝내 집에 도착할 기약이 없
다.
27.더 이상 마음 쓸 곳 없는 경지
참선할 때 더 이상 마음 쓸 곳이 없는 경지,즉 만길 낭떠러지
나 물도 다하고 산도 다한 곳,초승달 그림자가 물소뿔에 새겨지
는 경지*에 이르게 되면 늙은 쥐가 쇠뿔 속에 덜컥 걸려들어 가
6)
듯*어찌할 수 없이 저절로 정(定)에 들게 되리라.
7)
*나문결각(蘿紋結角):나문(蘿紋)은 주름살,독문(濁紋),결(結)은 단단히 매여짐,
새겨짐.무소[犀]가 초사흘달을 보면 뿔에 달의 그림자가 새겨진다고 함.범
부가 깨달음을 얻고 불신(佛身)으로 전화하려는 경지.
*노서입우각(老鼠入牛角):옛날에는 쇠뿔에다 기름을 먹여 등잔불로 썼는데
쥐가 그리 걸려들어 가면 꼼짝없이 나올 수가 없으니,공부가 다 되어 저절
로 깨치게 되는 순간을 비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