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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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옛 큰스님의 가르침에 대해 평하는 글 85


               35.고요함과 상대되는 또렷함은 참구가 아니다

               대혜스님이 말씀하셨다.
               “이렇게 납자들을 지도하는 무리가 있다.‘이 일에 너무 얽매이

             지 말고 그저 다만 쉬어라.이렇게 쉬어질 수 있으면 미혹한 생각
             [情念]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이때 도달한 경지는 깜깜하게 인식

             작용이 없는 것이 아니고 또렷하게 깨어 있는 경지이다’라고.
               이런 사람들은 납자들에게 독(毒)을 주고 그들의 눈을 애꾸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니 참으로 큰일날 일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비록 또렷하게 깨어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 해도 그것은 고요함
             [寂寂]과 상대되는 상태일 뿐 참구는 아니다.만약 참구를 하려면

             바로 생사대사를 파헤쳐 밝혀 내고자 해야 하는데 이미 그렇지 못
             하니,해독스럽지 않겠는가.




               36.생사심을 타파하라

               대혜스님이 말씀하셨다.

               “오래 참구했거나 먼저 깨쳤거나를 막론하고 참으로 고요한 경
             지에 도달하려면 모름지기 생사심을 깨뜨려서 집착하지 말아야 한

             다.참선하는 데는 생사심이 깨어지면 저절로 고요해진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의정(疑情)이 일어나면 그것이 뭉쳐서 한 곳에 엉켜 있게 되고,
             그 의정이 깨어지고 나면 생사심도 깨어진다.이런 자리에서는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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