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0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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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럼 치는 대로 틀림없이 들리고 물결 따라 흔들리며 흩어지지
않는 경지에 들었다 하자.그러나 그것은 아직도 이곳 생사 언덕
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참선하는 사람들이 만일 이러한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면,아니
도달했다손치더라도 이는 아직 생사 쪽의 일이니 반드시 스스로
살길을 찾아내야 비로소 되었다 하리라.
28.꼿꼿한 마음가짐으로 수행하라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불로 얼음을 녹여 다시는 얼음이 되지 않고,화살이 한번 시위
를 떠났으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형편처럼,수행자라면 이렇
게 처신해야 한다.이것이 편안한 곳에 가두어 두어도 머무르려
하지 않고,누가 불러도 돌아보지 않는 이유이다.성인은 어디에도
안주하지 않았으므로 지금까지 일정한 처소가 없느니라.”
나는 이렇게 평한다.
수행자의 마음가짐은 마땅히 이래야 한다.이 말씀을 자세히 연
구하여 몸에 익히기만 하면 뒷날 저절로 깨닫게 되고 물들거나 끄
달릴 일은 조금도 없게 될 것이다.그런데 만일 알음알이[識心]를
일으켜 그곳에 쏠리면 이른바 ‘발심[因地]부터 진실되지 못하여 잘
못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경우가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