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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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참선경어


             대(四大)로 된 육신이 흩어지는 날에 가서는 더 이상 어쩌지 못하
             고 다시 한 가지의 악견(惡見)이 생기니,이것을 대단한 경지라고

             여겨 대대로 전수케 하고 사람들의 공양을 받으면서 부끄러운 줄
             을 모른다.그러다가 어떤 사람이 법을 물어 오면 대뜸 일갈대성
             하거나 크게 한바탕 웃고 하니,이런 사람은 자신이 이제껏 한번

             도 참구하지 않아서 번뇌가 아직 끊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도무
             지 모르고 있다.그러니 비록 그가 착한 일을 한다 해도 그것은

             모두 마(魔)의 장난일 뿐 궁극적인 도는 아니다.



               8.유위공덕을 믿어 고행에 빠지는 장애


               참선하는 이가 의정은 일으키지 않고 유위(有爲)공덕을 지어 해
             탈코자 하거나 혹은 고행(苦行)을 하는 이가 있다.그런 중에 겨울

             에 불도 피우지 않고 여름에도 부채질을 하지 않으며 누가 옷을
             구걸하면 몽땅 다 벗어 주고 자기는 얼어죽어도 달갑게 여기는 일
             을 해탈이라 생각한다.또는 밥을 구걸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는

             굶어죽어도 달갑게 여기는 것을 해탈이라 생각하기도 한다.이러
             한 사례를 이루 다 말할 수는 없으나 총괄해 보면 모두 뽐내려는

             속셈에서 나온 행위이니 무지한 이들을 속이는 짓이다.저 무지한
             사람들이 그를 생불이니 보살이니 하면서 신명을 다해 받들고 공
             양하나,본인은 부처님 계율 중에 이런 것을 악률의법(惡律儀法)이

             라 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이런 사람들은 비록
             계율을 지키고 있다 하더라도 걸음마다 죄를 짓고 다니는 것이다.

             또 어떤 무리들은 몸뚱이나 팔을 불로 태우며 예불참회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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