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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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의정을 일으키지 못하는 납자에게 주는 글 93


             참구하려 하지 않고,거기서 ‘나는 큰 일[大事]을 끝마친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니 이는 생멸심이지 선은 아니다.그들은 자신이 생사

             심을 타파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위와 같은 생각으
             로 다 되었다고 만족하고 있으니,이것이야말로 알음알이에 희롱
             당하는 것이다.그러다가 어느 날 아침 눈감는 날이면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알음알이가 끄는 대로 따라가서 지은 업에 따라 과보
             를 받게 된다.선업을 많이 쌓아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났다가 생

             주이멸(生住異滅)로 자기 자신과 환경이 모두 시들어 가면 ‘불법
             그것 영험 없더라’한다.이렇게 불법을 비방하였으므로 지옥이나
             아귀에 떨어져 있다가 거기서 나왔을 때는 이미 수많은 세월[劫]

             이 지난 뒤임을 알게 될 것이다.이렇게 볼 때,참선하는 데는 바
             른 선지식을 만나야 하며,만일 스스로 공부를 이끌어 나가는 경

             우라면 어디에고 집착해서는 안 된다.



               7.일상의 작용에 진성(眞性)이 있다고 보는 장애


               참선할 때 의정은 일으키지 않고 견문각지(見聞覺知)와 일거수
             일투족을 가지고 그것을 자기의 신령스런 진성(眞性)이라고 오인

             하는 사람들이 있다.그들은 여기에서 헤아리고는 이것이 깨닫는
             방편이라 여긴다.그리하여 사람을 만나면 눈을 둥그렇게 뜨고 귀
             를 빳빳하게 세우며 손가락질하고 발로 차고 하면서 그것을 불법

             (佛法)이라고 하나 이는 생멸심이지 선은 아니다.옛날 어떤 스님
             은 이런 사람을 간질병이 발작한 환자와 같아서 선상(禪床)에 앉아

             귀신의 눈동자나 굴리는 꼴이라 하셨다.이렇게 저렇게 하다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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