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6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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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되었으나 마음가짐이 바르지 못했기 때문에 식자들의 비난을
사,드디어는 평생 곤란한 지경에 빠져 지내다가 죽을 때 가서도
의지할 곳이 없었다.
그러나 어찌 납자에게 있어서일 뿐이랴.어느 곳의 주지라면
더욱 행여하는 마음으로 조심해야 한다. 여일서기서(與一書記書)
4.
초당스님이 여(如)스님에게 말하였다.
“회당선사(先師)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많은 대중 가운데서는 훌륭한 사람이나 어질지 못한 사람이나
줄지어 와서 교화의 문이 넓어진다.그 사이에는 친소가 용납되지
않으니 다만 조금의 인재를 정선해 낼 수 있을 뿐이다.즉 재주와
덕이 인망(人望)에 부응하는 자라면 자기가 그에게 노(怒)할 일이
있다고 멀리해서는 안 되며,또 식견(識見)이 용렬하여 대중들에게
미움을 받는 자라도 자기가 그를 사랑한다고 친하게 해서도 안
된다.이렇게 하면 훌륭한 사람은 제대로 올라가고 못난 사람은
자연히 물러나 총림이 편안해진다.
주지하는 자가 사심 드러내기를 좋아하여 희로의 감정을 멋대
로 하면서 남을 승진시키고 물러나게 할 경우,현자는 입을 다물
고 못난 사람이 다투어 승진하므로 기강이 문란해져 총림이 폐지
된다.
이 두 가지야말로 주지의 큰 바탕이다.실로 이를 살펴서 실천
한다면 가까이는 사람들이 기뻐하고 멀리로는 이름이 퍼진다.그
렇게 되면 도가 시행되지 않고 납자들이 흠모하며 찾아오지 않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