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0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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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선림보훈 하



            자기의 단점을 모르는 것보다 심한 병통이 없으며,자기 허물에
            대해 충고 듣기를 좋아하는 것보다 훌륭한 장점이 없다고 여겼다.

               그렇긴 하나 어찌 옛사람이 재주와 지혜가 부족하고 식견이
            분명하질 못하여 그렇게 했겠는가.실로 자신의 잘난 점으로 남을

            업신여기는 후학에게 경계를 주고자 함이었을 것이다.
               광대한 총림과 세상의 많은 무리들을 혼자서 다 알 수는 없다.
            반드시 좌우의 이목과 사려를 의지해야만 극진한 이치를 깨닫고

            사람들의 마음을 순화시킬 수 있다.
               혹은 자기만 높은 체하면서 자잘한 일에 엄격하고 큰 일은 소
            홀히 하며,훌륭한 사람인지 어질지 못한 자인지도 살피지 못한

            다.그리하여 그릇된 일도 고칠 줄 모르고 옳은 일은 따르지 않으
            며 미친 듯이 제 뜻대로만 하면서도 거리낌없다면 이것이 실로
            재앙의 기반이니 어찌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혹 좌우에 물어볼 만한 사람이 없다 해도 옛 성인을 본받으면
            될 것이니,마치 튼튼한 성벽과 날랜 군사로 지키는 것처럼 들어

            갈 틈이 없도록 해서는 안 된다.그렇게 한다면 이른바 모든 시냇
            물을 받아들여 바다를 이룬다고 하는 큰 도량이 못 된다.
                                                  여보화상서(與寶和尙書)



                 6.
               곳곳에서 큰스님[長老]을 추대하려면 반드시 도를 지키며 담담

            하게 물러나 있는 자로 해야 한다.그런 사람을 추대하면 지조와
            절개가 더욱 견고하여 가는 곳마다 상주물을 축내지 않고 총림의
            일을 해내며,또한 법을 주관하는 자로서 오늘의 폐단을 바로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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