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2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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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선림보훈 하



            무심(無心)에서 얻으면 그 도와 덕은 넓어지고,‘구할 것이 있겠거
            니’하는 마음으로 헤아리면 그 명성과 목적은 비루해집니다.

               스님께서는 도량이 원대하셔서 고인의 자취를 계승,완산(筦山)
            에서 11년이나 깃들 수 있었습니다.그리하여 드디어는 총림의 훌

            륭한 그릇을 이루셨습니다.
               요즈음의 납자들은 안으로는 지키는 것이 없고 밖으로 분주하
            고 화려한 것을 좇아갑니다.그리하여 긴 안목은 줄어들고 큰 뜻

            도 없어 불교를 부지하고 돕지를 못합니다.때문에 스님보다 한참
            이나 못한 것입니다.”



                 6.
               사람의 마음[常情]은 미혹이 없는 경우가 드문데,이는 맹신에
            가리우고 의심에 막히며,가볍다고 소홀히 하고 애착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믿음이 치우치면 말만 듣고 사실을 생각하지 않으므로 드디어
            는 타당성을 잃는 말을 하게 된다.의심이 심하면 사실이라 해도

            그 말을 듣지 않고 드디어는 사실을 놓치고 듣는 경우가 있게 된
            다.어떤 사람을 가볍게 보면 중요한 일까지 빠뜨리고,그 일만
            아끼다 보면 버려야 할 사람을 놔두게 된다.이는 모두가 경솔하

            게도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도리에 맞는지를 묻지 않았기에,드디
            어는 불조의 도를 망각하고 총림의 인심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통사람이 경솔하게 여기는 것을 성현은 소중하게
            여긴다.옛 스님은 말하기를,“원대하게 계획하는 자는 우선 가까
            운 데서 시험하고,큰 것을 힘쓰는 자는 반드시 은미한 데서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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