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3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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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당 행기스님 253



            한다”하셨다.그러므로 널리 듣고 채택하여 중도를 살펴 운용함
            이 중요할지언정 실로 실정에 맞지 않는 고상함만을 흠모하고 특

            이함을 좋아하는 데에 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여오급사서(與吳給事書)



                 7.
               간당스님은 성품이 맑고 온화하여 자비로운 은혜가 남에게까
            지 미쳐 갔으니,혹 납자에게 약간의 잘못이 있다 해도 덮어 주고

            보호하여 그의 덕을 이루어 주었다.
               언젠가는 이렇게도 말하였다.

               “사람이라면 누군들 허물이 없겠는가.허물을 고치는 데에 장
            점이 있는 것이다.”
               스님이 파양 지방 완산에 머무르던 날,마침 몹시 추운 겨울이

            라 눈이 연일 내려 죽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하였으나,스님은 아
            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그러더니 이런 노래를 지었다.


                 지로(地爐)에 불 없고 객승의 바랑 비었는데
                 세모(歲暮)에 버들꽃 같은 눈 내리네

                 누더기 덮었더니 고목 같은 몸 불붙듯 하여
                 고요하고 쓸쓸한 곳에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렸네.
                 地爐無火客囊空 雪似楊花落歲窮
                 衲被蒙頭燒榾柮 不知身在寂寥中



               스님은 평생 도에 자적하면서 영화나 명예를 중하게 여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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