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9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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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 원조스님 259
(反目)․빈축하며 사이가 벌어져 서로 등지게 된다.그리하여 서
로를 원수처럼 보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데,이는 옛 성현도 면치
못하였다.그러나 처음에는 분별하지 못했다가 오랜 후에 밝혀진
것도 있고,살아서는 몰랐다가 죽은 후에 밝혀진 것도 있으며,죽
음에 이르도록 분별하지 못하고 영원히 은폐된 경우도 있으니,이
런 것은 이루 다 셀 수조차도 없다.
자유(子游)는 이렇게 말했다.
“임금을 섬기면서 너무 꼿꼿하게 간언하면 자기에게 욕됨이 돌
아오고,친구간에 충고가 잦으면 사이가 벌어진다.”
이는 사람들에게 깊숙이 참소하는 말을 멀리하도록 주의를 시
킨 것이다.
아-아,참(讒)과 방(謗)을 반드시 잘 살펴야 한다.
그런데 경사(經史)에 이를 기록하여 다 밝혀 놓았기 때문에 공
부하는 이들이 보고 그 잘못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으나,더러는
자신이 비방하는 입에 빠져들어 답답하게도 죽을 때까지 스스로
밝히지 못한 자가 있었다.이는 틀림없이 헐뜯는 말을 노여운 마
음으로 받아들이며 살피지 않았기 때문에 헐뜯는 사람이 아첨한
것이리라.또 다른 소인들이 그의 앞에서 다시 남을 헐뜯는 경우
에 이르러서도,들어주며 당연하게 여기니 이를 총명하다 할 수
있겠는가.
기막히게 헐뜯는 사람은 교묘하고 민첩하게 싸우도록 얽어매
놓고,영합하고 뒤집어씌우면서 멍청한 이들을 마치 귀신에게 홀
린 듯하게 한다.그리하여 죽을 때까지도 살피지 못한 자가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