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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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선림보훈 상
2.
천지만물은 모두 쉽게 태어난다.그러나 가령 하루를 따뜻하게
해주고 열흘을 차갑게 한다면 살아날 수 있는 생물은 없을 것이다.
위없는 오묘한 도는 밝고 밝아 아주 가까이에 있으므로 보기
어렵지 않다.요컨대 뜻을 굳게 세우고 힘써 실천한다면 그 자리
에서 완성을 기대해 볼 만하다.그러나 혹 하루 믿다가 열흘 의심
하며,아침에는 부지런을 떨다가 저녁에는 꺼려한다면 어찌 유독
목전의 것만 보기 어렵겠는가.목숨이 끝날 때까지 도를 등질까
염려스럽다. 운수좌서(雲首座書)
3.
주지(住持)하는 요령에는 취사(取捨)를 살핌보다 우선하는 것은
없다.해야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를 판단함은 마음속에서
결정되고,안위(安危)의 싹은 바깥 환경에서 판정된다.그러나 편
안함이나 위태로움이 하루아침에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
가 점진적으로 쌓여서 되는 것이므로 반드시 살펴야 한다.
도덕과 예의로 주지를 하면 도덕과 예의가 쌓이고,각박함으로
주지를 하면 원한이 쌓이게 된다.원한이 쌓이면 권속과 사부대중
이 등지고 떠나며,예의와 도덕이 쌓이면 안팎이 기뻐하며 감복한
다.그러므로 도덕과 예의가 대중에게 두루 미치면 권속과 사부대
중이 기뻐하고,각박함과 원한이 극에 이르면 안팎이 슬퍼하니 슬
픔과 기쁨에 따라 재앙과 복이 내려진다.
여정인진화상서(與淨因臻和尙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