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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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조 법연스님 39



                 2.
               스승 방회(方會:996~1049)스님께서 처음 양기산(楊岐山)에

            머무르실 때,집이 낡아 서까래가 무너져 겨우 비바람을 가릴 정
            도였다.그런데다가 마침 늦겨울이라 싸락눈이 침상에 가득하여

            편안히 거처하질 못하였다.납자들이 정성껏 수리하겠다고 하였으
            나 스승께서는 물리치며 말씀하셨다.
               “우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감겁(減劫:복과 수명이 줄

            어드는 시기)에는 높은 언덕 깊은 골이 모두 뒤바뀌어 항상하지
            않으리라’하셨으니,어떻게 뜻대로 다 만족하기를 바랄 수 있겠
            느냐.너희들은 출가하여 도를 배우느라 손발이 편안치 못한 채

            이미 사오십의 나이가 되어 버렸다.어쩌자고 공부는 등한히 하면
            서 집 짓는 일에 더 신경을 쓰느냐.”
               끝내 따르지 않으시고,다음날 법당에 올라 노래로 말씀하셨다.



                 내 잠시 머무르는 집 담벽은 헐어
                 침상 가득 흩뿌려진 진주빛 눈발
                 움츠러든 목을 하고 가만히 탄식하면서
                 나무 밑에 살았던 옛사람을 되새기노라.

                 楊岐乍住屋壁疎 滿床盡撒雪珍珠
                 縮却項暗嗟吁 翻憶古人樹下居                               광록(廣錄)


                 3.
               납자는 마음의 성(城)을 지키고 계율을 받들되 밤낮으로 생각

            하고 실천해야 한다.어떠한 실천도 사려를 벗어나지 않고,어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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