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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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하게 설하시니,선지식이라 일컬어지는 스님들을 저같이 어두운
관리가 알아볼 수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한가한 날,두 분 큰스님을 방문하여 평소의 행동을
살펴보았더니 관리의 말 그대로였습니다.나는 물러나서 생각해
보았습니다.예로부터 소(蘇)․수(秀)지방의 풍속이 좋다더니,지
금 늙은 관리를 살펴보건대 군자와 소인의 우열을 분간하고 있었
습니다.더구나 식자(識者)이겠습니까.”
낭야스님은 말하였다.
“관리의 말과 같다면 실로 높이 평가할 만하니 이를 기록하여
아직 듣지 못한 사람을 깨우치기 바라네.” 낭야별록(瑯王耶別錄)
16.
종산 찬원(鐘山贊元)스님은 평소에 높은 벼슬아치와 사귀지 않
아서 명예와 이익에 구애받지 않았으며 겸양으로 자신을 기르고
도닦는 일로 낙을 삼았다.사대부들이 그에게 세상사에 응해 줄
것을 처음 권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진실로 좋은 터전이 있다면 늦게 되는 것쯤이야 무얼 그리 근
심하겠는가?아무튼 가재도구가 모자랄까 근심하는 정도면 그만
이지.”
형공(荊公)이 이를 듣고 말하였다.
“새들이 기미를 살피고 날아올랐다가 빙 돌고 나서 다시 내려
앉는다 하더니 그 스님이야말로 이 도리를 터득한 사람이라 하겠
다.” 췌우집(贅疣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