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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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 유청스님 91
13.
훌륭한 주지라면 대중의 마음으로 자기 마음을 삼아 마음을
사사롭게 하지 않으며,대중의 이목(耳目)을 자기 이목으로 삼아
자기 이목을 개인적으로 하지 않아야 한다.그래야 비로소 대중의
뜻을 훤히 알고 여러 사람의 심정을 극진히 할 수 있다.
대중의 마음으로 자기의 마음을 삼으면 좋고 싫은 감정을 바
로 대중과 함께하여 좋아해도 삿되지 않고 싫어해도 어긋나지 않
게 된다.그러니 무엇 때문에 자기 속마음에 사사롭게 맡겨 아첨
을 달게 받아들이겠는가.대중의 이목을 자기 이목으로 삼는다면
모든 사람의 밝은 귀와 눈이 다 내 것이 된다.그러므로 밝은 눈
으로는 비춰 보지 못할 것이 없고 밝은 귀로는 듣지 못할 것이
없으리니,굳이 무엇 때문에 자기 이목만을 믿어 미혹에 가림을
자초하겠는가.
속마음을 털어놓고 대중의 이목을 믿는 경우란 어질고 지혜로
운 인재가 자기 허물 고치기를 힘쓰고 대중의 바람에 부응할 때
뿐이니,여기에는 치우침이나 사사로움이 없어서 누구나 다 마음
을 귀의하게 되는 것이다.그러므로 도덕과 인의가 멀리 퍼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다.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애써 남의 허물이
나 들춰 내려 하며 대중의 여론을 따르지 않고 자기 중심적으로
된다.때문에 대중의 마음이 그에게서 다 떠난다.그러므로 악한
명성과 거친 행동이 멀리 퍼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다.
이로써 알아야 할 것은 주지되는 사람이 대중의 바람에 부응
하면 현철(賢哲)하다는 소리를 듣고,대중의 바람을 저버리면 용렬